칼럼니스트 김정연 (인재를키우는사람들 대표)
칼럼니스트 김정연 (인재를키우는사람들 대표)

[칼럼니스트-김정연] 사회적 가치 계층 구조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이를 통해 사회적 규범과 가치의 시간적 진화과정을 알 수 있고, 현재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환경적인 가치를 파악함과 동시에 미래의 가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각 시대에는 종교적 신념, 정치 구조, 경제적 관행, 문화적 규범 등에 영향을 받은 고유한 가치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와 같은 고대 문명 시대는 대부분 계층 구조가 뚜렷하고 사회적 계층이 분명했다. 특히 황제를 신과 동급으로 여겨 그의 지시를 신의 명령처럼 따랐다. 고대 사람들의 생활에 중심이 되었던 종교는 도덕, 규범, 법률, 시스템 및 교육에 영향을 주었으며, 개인의 명예와 영광을 추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전투, 정치, 예술 분야의 업적이 높이 평가되었다. 철학, 과학 예술이 번성했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식과 교육의 가치가 높아 지혜를 추구하는 것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고귀한 노력으로 인정받았다. 

5세기부터 15세기 후반에 이르는 중세시대는 왕이 충성스러운 귀족과 주교들에게 하사한 땅을 소유하여 귀족과 가신, 기사와 농민 그리고 농노와의 의무를 상호 교환하는 봉건체제의 가치가 주를 이루었다. 영주는 보호와 땅을, 가신은 군복무와 충성심을 농민과 노동력과 농산물의 일부를 제공하는 의무 시스템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산업혁명과 함께 경제적 가치가 중요해짐에 따라 기술적 발전과 대규모 생산은 물질적 축적과 소비를 중시하는 가치로 이어진다. 이 시기에는 효율성, 생산성, 경제적 성공이 사회적 가치의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소비라는 개념이 경제적 가치 척도에 포함된 이 시기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20세기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냉전, 탈식민지화, 기술 발전, 사회 운동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가치가 크게 변화하고 다양해진 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가치의 계층 구조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과거와는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시대 가치 이해의 필요성을 느껴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제1,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전쟁에 동원된 국가를 중심으로 국민통합이 최우선의 가치로 나타나면서 애국심과 민족주의가 급증했다. 특히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 기간에 소비주의 문화가 조성됨과 동시에 경제 성장과 산업화에 중점을 두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성별 간의 명확한 노동 분업과 전통적인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강조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어 20세기 후반에는 전 세계적으로 평등, 정의, 시민의 자유를 강조하고 인종차별의 벽을 깨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페미니스트 운동은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을 옹호하고 전통적인 성 역할에 도전하는 등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또 환경 보호, 지속 가능성, 산업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ESG와 직결)이 높아지면서 환경보호주의가 확산되었다. 정보와 시대의 도래는 경제와 문화에 있어 국경을 넘는 세계화와 교류에 영향을 미치며 정보, 지식 그리고 기술 혁신의 가치가 강조되었다. 

20세기의 사회적 가치 위계를 정리해보면 전통과 현대화, 민족주의와 세계화, 개인 대 집단 사이의 긴장으로 특징지어진다. 이와 같은 변화는 세기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반영하는 광범위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회적 가치 위계의 변화이해를 통해, 현재의 사회적 가치와 과제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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