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등을 돌리고 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등을 돌리고 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올해 구매의사가 있는 연료타입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친환경 대표 차인 전기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보다도 선호도가 떨어졌다. 환경 중시 가치소비자들도 부족한 충전 인프라, 짧은 주행거리, 비싼 찻값, 줄어든 국가 보조금 등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구매 확산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30일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소비자 총 293명을 대상으로 현재 자동차 보유 현황과 올해 판매 및 구매 계획을 물어봤더니 79.9%가 올해 자동차 구매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하고 싶은 차종으로는 응답자 중 47.1%SUV/RV를 희망했다. 이어 세단(39.0%)’, ‘경차(3.9%)’, ‘해치백/왜건(3.5%)’, ‘쿠페/컨버터블(4.1%)’, ‘픽업트럭(2.3%)’ 순이었다.

구매를 희망하는 연료타입으로는 휘발유(47.9%)’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하이브리드(25.8%)’, ‘경유(18.8%)’, ‘전기(6.8%)’, ‘LPG(1.0%)’ 순으로 나타났다. 2022년 동일 설문조사에서는 하이브리드(31.7%)’전기(28.2%)’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았던 반면, 올해는 다시금 휘발유 차량 선호도가 높아졌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비교적 꾸준한 선호를 보인 반면 전기차는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여러 가지 환경 여건으로 인해 2년 전 대비 선호도가 다소 많이 떨어졌다. 심지어 환경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보다도 선호도가 낮았다. 따라서 올해도 전기차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판매량 감소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신차 등록이 2022124908대에서 지난해 115822대로 6.52% 감소했다. 상용차를 포함한 신차 등록 대수로 보면 지난해 162593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다. 누적된 전기차 대기 물량 출고 등에 힘입어 상반기 전년 대비 13.9%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 대기 물량 소진, 고금리·고물가의 경기 영향, 그리고 열약한 전기차 충전시설 인프라 등 국내 전기차 수요가 급감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이 본격화되자 정부가 지난해 9월 고육지책으로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을 최대 680만 원에서 지난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00만 원 추가 지원하는 보조금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발맞춰 국산·수입 자동차 브랜드들이 보조금제도 개편에 발맞춰 ‘EV 세일 페스타참여 등을 통해 할인판매에 나섰다. 몸값을 낮추니 그제야 추락하던 판매량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럼에도 결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올해는 아직 국가 보조금 규모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충전 인프라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수입 및 국산 자동차 업계가 올해 전기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긴 하지만 구매 환경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소비자는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기도 전에 전기차를 구매해 왔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환경보호를 위한 투자였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들이 나설 차례다. 따라서 전기차 판매 확산을 위해선 정부는 구매 보조금을 줄일 것이 아니라 확대해야 한다.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신차 가격을 적정선으로 맞추고, 기존 전기차에 대해선 할인 정책 등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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